전체 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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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2
*이 글은 제가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써보는 '소설 습작'입니다. 뭐, 그럴 분은 없겠지만, 저작권을 보호해 주세요~ ㅎ #1에서 이어집니다. "간 섬유화는 아니고, 간염을 앓았었던 것 같네요."컴퓨터 화면에는 CT촬영, 혈액검사 결과 등이 어지러이 띄워져 있었다. 하지만 화면 속 어지러움과 달리 의사는 '별 것 아니다'라는 듯 심드렁하게 말했다. "간... 염이요? 간암이요?""간염, A형 감염을 알았던 것 같아요. 본인도 모르게."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라'는 건강검진 결과보고서에 놀란 나는 그날 저녁 바로 여기저기 병원을 수소문했다. 큰병원에 연줄이 있는 지인의 도움으로 열흘 뒤 간 전문의의 진료를 예약할 수 있었다. '혹시 내게 무슨 큰 병이 있는 걸까?', '나 이제 죽는 건가?', '죽..
2025.03.12 -
[일상] 늦깎이와 영린이를 위한 영어 공부 꿀 사이트
나는 지난 일요일에 토익 시험을 봤다. 거의 18~19년만에 본 공인영어시험이었지만, 나는 너무 방심했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시험에 필요한 760점 정도는 공부를 안해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하지만... 왠 걸. 듣기 평가를 하다가 정신줄을 놓아버렸고, 읽기에선 마지막 10문제를 손도 못 대고 끝났다. 오랜만에 토익 시험을 보고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비록 일요일에서 이틀 지났지만, 나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 하고 있다. 대신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눈 건강을 위해 당근도 매일 먹고, 다른 사람의 대화를 들을 때 '나는 뭐라고 대답하지'라는 생각은 안 하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 들으려 노력중이다. 사실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은 토익 성적표보..
2025.03.11 -
[소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1
*이 글은 제가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써보는 '소설 습작'입니다. 뭐, 그럴 분은 없겠지만, 저작권을 보호해 주세요~ ㅎ "오늘은 좀 일찍 나가자. 날도 날이니 만큼."팀원들에게 점심을 먹으러 나가자고 했다. '오늘은 나의 마지막 근무일인 만큼, 빠지는 사람은 없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들이 내키지 않는 점심 자리에 불려가는 것처럼 보였다. "가자, 어서 가자. A, 뭐 먹을까?"서운한 마음이 들기 전에, 내가 선수를 쳤다. 짐짓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이 기대라도 되는 양, 활기를 과장해 A에게 물었다. "음... 고기 먹을까요?"그나마 내게 호의적이었던 A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호응을 해줬다. "그럼 00갈비 가자! 자, 가자고~" 우리가 갈비집에서 밥을 먹는 동안,..
2025.03.10 -
[일상] 마흔여섯에 토익을 보러가서 느낀 것들
나는 오늘 토익 시험을 봤다. 만으로 서른이 되기 전에 봤던 것 같으니, 최소 16년만의 일이다. 너무 오랜만의 일이라, 컴퓨터용 사인펜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니면 연필인지도 인터넷 검색을 하고서야 알았다. 요즘에는 수험표를 출력해가지 않는다는 것에서도 약간의 격세지감이. 나는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막상 시작을 해서 일정 궤도에 오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게 이 느낌은 마치 등산하고 좀 비슷하다. 우선 처음에 마음을 먹는 게 쉽지 않다. 막상 마음을 먹고 초반 시작은 좋다. 하지만 산 입구에서 능선까지 오르는 길에서 많은 난관을 만나며 후회하거나 포기할 때가 많다. 그런데 몇 번일지 모르는 그 과정을 이겨내면, 뭔가 성취감이 있다. 내가 뭔가를 하는 과정은 늘 이런 것 같다. 내가 토익을 본 것..
2025.03.09 -
[여행] 지금은 언감생심인 그곳, 레바논
여행이라는 '말머리'를 달았지만, 마음 한 켠이 쓰리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여행지, 아니 출장지. 2012년 나는 여행 취재를 위해 레바논에 갔었다. 아랍권 중동 국가이지만, 지중해 스타일의 음식과 오랜 친구처럼 소탈했던 가이드... 그리고 내 기억에 새기고 싶어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던 풍경들. 외교부에 따르면, 레바논은 현재 여행경보 4단계로 분류된다. 작년 8월 7일 0시부터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효되었다. 여행경보 4단계는 해당 지역에 대한 모든 여행을 자제하거나 금지하는 경고다. 레바논이 여행금지 국가가 된 것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때문이다. BBC 뉴스 기사 '이스라엘의 6차례에 걸친 레바논 침공 역사'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동맹 관계인 '하마스'가 2023년 10월..
2025.03.08 -
[또 간 집] 얼큰한 명태 국물, 안성또순이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던 시절, 부장님과 여러 번 갔던 '안성또순이'는 이후로도 자주 생각이 난 식당이다. 당시 나를 그 식당에 데려갔던 부장님은 이 식당을 좋아했지만, 사실 나는 이곳에 가는 게 마뜩치 않았다. 그 부장님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던 게 컸을까? 명태 국물의 시원함을 알기에 당시 나는 너무 어렸던 것일까? 어쩌면 점심을 먹으러 가서 거의 1인당 소주 1병을 비워야 하는 우리 회사의 식사 문화가 싫었을 수도. 6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떠나고 난 뒤로, 나는 안성또순이를 갈 일이 없었다. 정말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가끔 이 식당이 생각이 났다. 뭔가 보글보글 끓어대는 생태탕(생태가 안 나올 때는 동태를 쓴다고 한다), 사이드메뉴로 시켜먹는 여고생의 주먹만한 동그랑땡. 아주 한국적이..
2025.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