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6)
-
[여행] 지금은 언감생심인 그곳, 레바논
여행이라는 '말머리'를 달았지만, 마음 한 켠이 쓰리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여행지, 아니 출장지. 2012년 나는 여행 취재를 위해 레바논에 갔었다. 아랍권 중동 국가이지만, 지중해 스타일의 음식과 오랜 친구처럼 소탈했던 가이드... 그리고 내 기억에 새기고 싶어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던 풍경들. 외교부에 따르면, 레바논은 현재 여행경보 4단계로 분류된다. 작년 8월 7일 0시부터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효되었다. 여행경보 4단계는 해당 지역에 대한 모든 여행을 자제하거나 금지하는 경고다. 레바논이 여행금지 국가가 된 것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때문이다. BBC 뉴스 기사 '이스라엘의 6차례에 걸친 레바논 침공 역사'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동맹 관계인 '하마스'가 2023년 10월..
2025.03.08 -
[일상]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넌 뭘 좋아해?"라고 물으면, 대답하는 게 참 어려웠다. 내 마음이나 취향, 꿈을 잘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불혹 무렵부터 뒤늦게 꿈을 찾겠다고 사춘기(?)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난 00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다.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게 있다. 여행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떠난다'는 설렘과 낯선 환경(사람 포함)에 놓여진다는 긴장감 때문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어딘가 낯선 곳으로 떠나면, 걸어다니기만 해도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신기하게 에너지를 그렇게 태우고 나면, 뭔가 내 정신과 영혼이 정화된 느낌이 든다. 여행지에서 내게 사기를 치려는 사람도 있지만, 서로를 호기심과 열린 태도로 대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가슴이 저릿해지는 일이다. 목숨 걸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2025.03.05 -
[여행] 2024년 6월의 퀸즈타운과 밀포드사운드
북섬에서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선택한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나는 한국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일 년에 서너 차례 산을 간다. 하지만 체력을 단련하듯 열심히 정상을 향해 오르고,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게 전부였다. 가는 길에 있는 자연을 눈에 담고 공기를 마시고 바람의 소리를 듣는 그런 산행을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 처음 배웠다. 그리고 '자연을 아껴주면 아껴줄수록, 자연이 더 큰 아름다움을 베풀어 준다'는 것도 깨달았다. 통가리로 국립공원 여행을 마치고 오클랜드로 돌아왔다. 너무나 시끌벅적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잠깐 눈만 붙이고, 새벽 버스로 공항에 갔다.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남섬 퀸즈타운으로 갔다. 퀸즈다운은 공항부터 절경이었다. 활주로에 내려서 보면 솜씨가 뛰어난 조각가도 울고 갈 만큼..
2025.02.24 -
[여행] 2024년 6월의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나는 휴가에 대한 설렘이 크지 않다. 평소에 하는 일이 고달프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갈망이 적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거나, 이것저것 열심히 찾아보고 휴가를 준비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아마 단 한 번도 없을 것 같다.) 작년 휴가를 뉴질랜드로 가게 된 것은 대한항공 덕분이었다. 예전에 카드사용 및 비행기 탑승으로 모아둔 마일리지가 소멸된다는 메일을 보내준 게 계기였다. '사라지면 아까운데... 보너스 항공권으로 쓸 데가 없나?'라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뒤적였다. 그러다 6월쯤에 뉴질랜드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싸! 하고 항공권을 예약했다. 그런데 2가지 변수가 있었다. 1주일 정도만 다녀오고 싶었는데, 돌아오..
2025.02.22 -
[여행] 2016년 12월의 파리
벌써 9년이 흘렀다. 2016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나는 프랑스 파리를 여행했다. 기억하기론 우선 연말까지 안 쓰면 사라지는 휴가가 있었다. 팀원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좀 있었다. 또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프랑스 파리' 할인 항공권을 발견했다. 왕복 80만원대였던 것 같은데. 그때는 MBTI가 그렇게 많이 알려진 시절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나는 정말 여행을 계획하는 데 잼병이다. 비행기 표를 끊은 뒤, 대충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저렴한 호텔을 예약했다. 사이트 몇 개를 비교하거나 장소나 이런 걸 따져보지 않고, 그냥 들어본 사이트에 들어가서 '특가'라고 나온 것을 예약했다. 하지만 꽤 운이 좋았다. 르부르 박물관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고풍스러운 호텔을 예약한 것이다. 12월 23일에 ..
2025.02.21 -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공식 백수가 된 지, 23일. 비공식적으론 2달, 그리고 23일이 됐다. 둔한 몸처럼 감각도 순발력이 떨어진 건지, '백수'라는 내 현실을 체감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도 아니고, '아 모르겠다'하고 지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원티드를 통해 10곳, 링크드인을 통해 2곳에 입사 지원을 했다. 하지만 모조리 서류 탈락. 링크드인으로 지원한 한 곳은 결과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채용공고를 새로 냈다. (흠... 차라리 '당신 떨어졌소!'라도 알려주지. 아닌가? 모르는 게 낫나?) 12번의 서류 광탈 이후, 난 입사지원은 잠시 중단했다.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에는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원할 만한 곳에 미리 다 지원하..
202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