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늦깎이와 영린이를 위한 영어 공부 꿀 사이트

나는 지난 일요일에 토익 시험을 봤다. 거의 18~19년만에 본 공인영어시험이었지만, 나는 너무 방심했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시험에 필요한 760점 정도는 공부를 안해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하지만... 왠 걸. 듣기 평가를 하다가 정신줄을 놓아버렸고, 읽기에선 마지막 10문제를 손도 못 대고 끝났다. 

 

오랜만에 토익 시험을 보고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비록 일요일에서 이틀 지났지만, 나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 하고 있다. 대신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눈 건강을 위해 당근도 매일 먹고, 다른 사람의 대화를 들을 때 '나는 뭐라고 대답하지'라는 생각은 안 하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 들으려 노력중이다. 

 

2011년에 2주간 샌프란시스코에 간 적이 있다. 그 시절이 내가 영어 울렁증이 가장 적었을 때인 듯. 샌프란시스코 트윈픽스에서 본 야경.

 

 

사실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은 토익 성적표보다는 내가 꿈꾸는 세계 여행을 위해서다. 이번 토익 시험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자'고 느낀 것도, 이러한 목표때문일 것이다. 용비어천가에 있지 않은가?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휘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는다"고. 기초를 차근차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주옥같은 사이트를 소개한다. 

 

2009년에 갔었던 체코 필젠. 독일에 맥주 축제 '옥토버 페스트'가 있다면, 체코엔 '필스너 페스트'가 있다

 

우선 영문법과 단어를 공부하는 데는 'BBC Learning English'가 압도적으로 좋은 것같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만든 영어 학습사이트인데, 누구나 무료로 배울 수 있다. 어휘/문법/발음 등 몇 가지 항목을 수준별로 제공한다. 당연히 영국식 발음이라, 미국식 발음만 들어온 사람들은 좀 더 신선한 느낌으로 공부할 수 있다. 나는 이 사이트를 어휘와 표현, 듣기를 주로 학습하고자 했다. 그런데 막상 학습을 하면서, 중고등학교 때 무조건 외웠다가 까먹어버린 문법들을 되새기면서 '아 그렇구나!'할 때가 많다. 영어문법 학습으로 별 5개!

 

BBC Learning English 중 '6분 시리즈'

 

영어를 공부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으며 공부하는 게 '국룰 중 국룰'이다. 그런데 우리는 '네00' 사전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영한사전은 당장 한국어 뜻은 알게 되더라도, 실제 그 단어가 사용되는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가 '영영 사전'을 써야 하는 이유다. 나는 '캠브리지 딕셔너리'를 사용한다. 옥스포드 사전이 아닌 캠브리지를 쓰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구글에 검색했는데 나와서? ㅎ 그런데 실제로 영영 사전을 써보니 정말 좋았다. 예를 들어 improve는 '향상시키다'라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영어를 향상시키고 싶어'는 I want to improve my English. 그런데 최근에 이런 표현을 봤다. The battery performance has improved a lot. 혼란스러웠다. "배터리 성능이 많이 향상시켰어"라는 말인가? 이 고민은 사전을 찾아보고 해결됐다. improve는 뭔가가 더 나아지게 하거나 나아지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캠브리지 사전에 나온 improve에 대한 설명

 

이렇게 공부를 하다 보면, 뭔가 새로운 숙어나 표현을 알게 될 때가 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라던가? 새 표현을 배우면, 그것을 다른 데서도 활용하는 모습이 궁금해진다. 그럴 때 정말 유용한 사이트가 있다. '스노우볼'이다. 눈덩이처럼 영어 실력을 키우자는 뜻이겠지? ㅎ 이 사이트는 궁금한 영어 표현을 입력하면, 유튜브 등을 뒤져서 해당 표현이 사용된 클립을 찾아준다. 클립 중에서 어디에 그 표현이 나오는지도 표시해주니... 정말 대박 아닌가? 

 

예를 들어 나는 최근에 한 영어 팟캐스트에서 "That ain't gonna fly"라는 표현을 배웠다. 이 표현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서 스노우볼에서 검색해 보니... 이렇게 나왔다. 실제로 많이 쓰이는지에 대한 분석도 있고, 원어민들의 실생활 사용 예시도 있다. 정말 짱!

최근에 배운 "That ain't gonna fly"를 스노우볼에서 찾아봤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영어 학습을 무료로 도와주고 있으니. 정말 럭키비키자나~ ㅎ

 

 

 

*혹시 몰라서 말해두는데, 이 글은 절대 사이트 홍보를 위해 대가를 받고 쓴 글이 아니다. 그들이 내게 광고를 줄 리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