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5년 1월 건강검진을 미룬 자

2025. 2. 14. 10:24여행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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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에서 2년마다 건강검진을 시킨다. 내 건강을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인데, 귀찮은 마음에 매번 미루다 해를 넘기곤 했다. 재작년에도 그랬다. 하지만 작년에는 원래 만으로 짝수 나이인 해에 하던 검진을 안 했다고, 홀수 나이에도 추가로 하라고 알림이 왔다. 계속 왔다. 

 

나를 위한 일이라는 걸 머리로 알면서도, 마음을 이기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자꾸 알림을 보내주는 기계에 못이겨서, 검진할 수 있는 병원 알아봤다. 집에서 최대한 가깝고, 뭔가 전문성도 있어 보이는 곳을 찾았다. 검진 예약은 인터넷으로 가능했다. 물론 나처럼 미루는 사람들이 많아서, 석달 후쯤 예약이 가능했다. 

 

작년 6월, 뉴질랜드 여행갔을 때... 약간 비만 ㅠ

 

까먹고 있던 중에 "00일에 검진입니다. 금식하시고..." 등의 메시지가 왔다. 검진 전날은 별 것 아닌데도, 마치 지은 죄가 탄로날듯한 불안감이 조금 있었다. 잠을 푹 자지 못하고, 병원에 갔다. 지방과 간수치가 숨길 수 없는 나의 음주 및 나태함을 폭로... 가장 충격적인 것은 혈압이었다. 고혈압 전단계? 2번이나 쟀는데도 그랬다. "이대로 입력하시겠어요?"라고 묻는 검진원의 말이 "죄를 인정하십니까?"처럼 들렸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025년이 됐다. 새해 계획을 세우면서, 나는 충동적으로 자유수영을 등록했다. 수영복도 없어서, 수영모와 물안경 그리고 수영복을 세트로 파는 상품을 구입했다. '과연 한 달이라도 할까'하는 나에 대한 불신이 있었기 때문에, 싼 걸로 샀다. 

 

밤에 수영을 하는 건 뭔가 하루의 먼지를 씻어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일이었다. 동작도 별로고 체력도 별로지만,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힘겹게 가서 헉헉 숨을 내쉬고, 조금 쉬었다가 틈을 봐서 끼어들어 다시 돌아오면  한 바퀴. 10분당 4바퀴 꼴로 하루 16바퀴 정도를 제일 만만한 평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집에 돌아오다보니, 서시히 불면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장 큰 변화는 따로 있었다. 세상에 내가 그런 것을 꿈꾸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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