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9. 11:11ㆍ여행자의 삶
작년에 혈압이 높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운동이 절실했다. 하지만 나는 평생 운동을 무서워하며 살았다. 육신에 찾아오는 고통도 싫었고, 같은 운동을 해도 남들보다 뒤쳐지는 내가 부끄러웠다. 그래도 평생 혈압약을 먹느니, '걷기라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최대한 하루 1만보를 채우려고 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전날 과음을 한 주말에는 집에서 꼼짝도 하지 않아서, 하루 1000걸음도 안 걸었다. 비가 오거나 추우면 걷는 게 쉽지 않았다. 혈압약이라는 공포가 약발이 다할 때쯤, 동기 부여가 필요했다.

찾아보니 걸으면 혜택을 주는 앱이 많았다. 상품권이나 쿠폰을 주는 것도 있었고, 현금을 주는 것도 있었다. 다만 문제는 광고를 보거나, 매일 앱에 접속해 걸음수를 체크해야 했다. 까먹으면 날아갔고, 광고를 보는 일도 꽤 시간이 걸렸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터라, 나는 커피 쿠폰이나 네이버페이 포인트 말고 현금을 주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토스였다. 이건 정책이 좀 바뀌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매일 1만보를 걸으면 복권을 준다. 복권은 추가까지 총 5장인데, 광고를 보고 긁으면 나는 보통 2원에서 10원 정도가 나왔다. 하루 평균 25원 정도라고 할까? 그럼 하루 1만보씩 7일을 채워 복권을 다 긁으면 175원이 생기는 셈이다.

그 다음으로 내가 애정하는 것은 카카오뱅크 '매일 걷고 현금 받기'다. 언제부터 생긴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8000걸음을 걸으면 1000보에 3원, 4000보에 5원, 8000보에 10원을 준다. 즉 하루 18원, 일주일을 빠지지 않으면 126원이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마라톤 42.195km 도전을 눌러 성공하면 때에 따라 다르지만 40원 정도를 준다. 하지만 이건 일단 제외.

내가 20년 넘게 거래해온 신한은행도 1만 걸음을 걸으면 현금을 준다. '만보 걷기'인데, 이건 매일 하루 1번씩 포인트받기를 누르면 1포인트(더 줄지도 모르지만, 나는 1포인트씩만 받았다)를 준다. 그리고 일주일간 합계 7만보를 넘기면 50포인트를 준다. 포인트는 은행 계좌로 1포인트당 1원으로 환전 입금 가능. 따라서 일주일간 열심히 걸으면 57원이 생기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KB은행의 '매일걷기'도 흥미롭다. 이건 매일 7000걸음 이상 걸은 뒤, 은행 앱에 들어가 매일 걷기를 누르고 포인트를 받는 방식이다. 포인트는 날마다 다른데, 보통 1~3포인트 정도를 준다. 너무 랜덤이라 예상이 어렵지만, 일주일 꼬박하면 보통 8~10포인트 정도가 생긴다. 이 포인트 역시 계좌로 1포인트당 1원으로 환전 입금 가능하니, 일주일에 9원인셈.

내가 매일 1만보씩 일주일을 꼬박 걸으면 은행이 내게 주는 총 현금은... 367원이다. 내가 건강해지자고 하는 일인데... 돈까지 주다니, 럭키비키잖아!
이 글은 절대 광고 아니다. 누가 나한테 광고를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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