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0. 15:22ㆍ여행자의 삶
스페인 음식이라곤, '빠에야'밖에 모르던 나였다. 빠에야도 그냥 스페인식 볶은밥인데, 만드는 데 오래 걸려서 빨리 주문해야 먹을 수 있다는 음식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던 내게 스페인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함께 일하는 분들이 연말 회식으로 스페인 음식을 제안했고,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이 식당 '따빠마드레'를 찾아낸 것이다. 이 식당은 스페인 정부가 인정한 식당이라고 한다. 정부가 식당도 인정하다니, 뭔가 정부는 할 일이 참 많구만!
그 이후로 나는 따빠마드레를 2번쯤 더 갔다. 한 분이 승진턱을 낸다고 해서 갔고, 작년 연말 팀 송년모임을 하기 위해 갔다. 뭔가 특별한 날에만 간다는 뜻은 그만큼 가격이 나간다는 뜻이다. 반면 양은 적다. ... (나처럼 대식가이자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에게는 가장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오늘, 파트너 단체에서 식사를 대접해주신다고 해서 또 갔다. 가기 전에 찾아보니 '따빠'는 스페인 음식 '따빠스'의 복수이고, '마드레'는 마더(엄마)라고 한다. 엄마가 만들어준 타파스 정도의 뜻일까?
우리는 총 5명이었는데, 일단 5가지 음식을 시켰다. 내가 고른 것은 '갈리시아 뿔뽀'다. 감자와 올리브유, 파프리카 파우더를 곁들인 갈리시아산 전통 문어 요리라고 메뉴에 써 있다. 문어이지만,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약간 짭조롬하달까? 올리브유 때문인 것 같다.
가격도 좀 있지만, 메뉴 하나 단위 양으로는 역시 '해산물 빠에야'였다. 주구미인지 오징어인지 해산물의 고소함이 매력적이었다. 살짝 딱딱한 느낌이 나는 쌀은 원래 그런 걸까? 요즘 혈압을 걱정하는 내 입장에서 빠에야의 짠 맛은 좀 부담스러웠다.
이번 방문에서 내가 먹은 최고의 음식은 '안달루시아식 갑오징어 튀김'이었다. 생긴 건 감자튀김같지만, 오징어다. 메뉴에는 밀가루만 입혀 얇게 튀겨 아이올리 소스를 곁들인 안달루시아식 갑오징어 튀김요리라고 써 있다. 오징어가 부드러우면서 약간의 아삭한 식감을 주는 게 좋았다. 절제미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일까?
이 외에도 2가지 음식을 더 먹었다. 하지만 다 먹고 난 뒤 우리는 "자, 나가서 자장면이라도 먹고 갈까?"였다. 맛과 분위기는 참 좋지만... 배불리 먹으려면 돈이 좀 많이 필요한 곳이다.
'여행자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2024년 6월의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3) | 2025.02.22 |
---|---|
[여행] 2016년 12월의 파리 (3) | 2025.02.21 |
[경제적자유] 하루에 1만 걸음씩 1주일 걸으면 현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0) | 2025.02.19 |
[경제적자유] 이미 거의 은퇴당했는데, 나중에 뭘로 먹고 사나 (0) | 2025.02.18 |
[일상] 2024년 7월 을지로에서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기 (0) | 2025.02.17 |